커다란 힙합바지에 오렌지 색 배낭을 맨 소녀가 강남역 주변을 걷는다. 소녀의 맑지만 초점 없는 눈은 멍들어 있다. 서울 어딘가 인적 없는 오물투성이 공중화장실 변기에 앉아 소녀는 아이를 낳는다. 피 묻은 손으로 물을 내리는 그녀의 등에는 어느새 초록색 날개가 솟아나 있다. 원제는 '홍조를 띄다', '새싹이 돋아나다', '화장실 물을 내리다' 등의 뜻으로 10대 여성을 표현한 제목. 감독은 여고생이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고 유기한 사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