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회적 이슈를 다뤄온 장웨이 감독이 변화하는 중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성전환수술을 결심한 환유이는 의료적 절차를 밟기 위해서 보호자인 아버지의 승인이 필요하다. 용기를 내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하지만, 아버지는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죄악이자 질병으로 취급한다. 영화는 현대 중국 사회에서 터부로 남아있는 LGBT 이슈를 다루며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가족 간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리얼리즘적 영상을 강조하는 흑백 화면의 핸드헬드로 찍던 카메라는 아버지가 환유이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함께 외출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드레스만을 선명한 붉은색으로 연출한다. 흑백 화면 속에서 노골적으로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과 대비되는 붉은 드레스의 경쾌함은 사회적 시선과 개인의 욕망 사이의 괴리를 강조하며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영화는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내부의 상호 지원과 지지, 그리고 애도의 정서들을 함께 녹여낸다. (홍소인/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