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수는 궐밖에 사사로이 약방을 열었다는 게 사실이냐고 묻고 이에 허준이 결연한 태도로 그렇다고 답하자 양예수의 표정은 굳어진다. 허준은 사사로운 이익과 영달을 탐한 적이 없으며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을 국법에 어긋난다고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었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양예수는 설사 양심을 지켰다고 해도 법도를 어긴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중문과 정청을 오가며 어필 현판 천회를 낭독하라는 벌을 내린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만경은 사람을 죽일 셈이냐며 흥분한다. 양예수를 찾아간 만경은 혜민서의 사정을 낱낱이 아신다면 이런 벌을 내릴 수 없을 거라고 항변하지만 저지당하고 만다. 코피를 쏟으며 앞으로 넘어지는 허준의 모습을 본 오근은, 안타까운 마음에 도지에게 지난 정리를 생각해서라도 사정을 봐달라고 하지만 도지는 어의영감의 하명을 어쩌란 말이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결국 계단에서 쓰러진 허준은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기진맥진한 얼굴로 비틀거리면서도 끝내 천번을 채우는데...